[스크랩] 춘천의 먹거리 #1 : 막국수
[봄내 동네 맛집 첫번째 / 막국수]
나는 막국수의 학문적인 기원을 잘 알지 못한다. 단지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던 1960년대 후반에 춘천에서 막국수를 삶아 내던 집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 시절 춘천에는 막국수집이 별로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 기억에 남아 있는 집은 중앙초등학교 앞의 유달식당, 춘천관광호텔 앞의 이름을 잊은 집, 사창고개에 있는 실비막국수 그리고 옛날 교도소 옆에 있던 남부막국수 정도였다. 이 음식점 중에 지금까지 막국수를 내리는 집은 실비막국수와 당시 시내에 있던 교도소 옆에 있다가 자리를 옮긴 남부막국수가 있다.
타지에서 춘천에 온 많은 사람들이 "도대체 막국수의 맛이 무엇이냐?"고 묻고는 한다. 어떻게 보면 참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다. 춘천 시내외에 무수히 많은 막국수 집에서 만드는 막국수의 맛이 무엇일까? 나 역시 맛을 이야기 하기는 곤란하다. 메밀을 재료로 하여 만드는 국수에 특별한 맛이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 단지 각 집마다 국수의 끈기와 양념이 풍기는 맛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막국수의 맛이 서로 다르게 느껴지는 것 일게다. 그렇다고 하더라고 나는 춘천에서 맛있는 막국수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집을 꼽으라면 단 한집 유포리막국수 집을 추천하고는 한다.
춘천에는 아래 소개한 막국수 집 이외에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막국수집이 있다. 이곳에 소개된 것은 그 많은 집중에서 내가 여러 차례 가본 곳을 소개한 것이다.
1. 유포리막국수 : 시내에서 소양2교를 건너 소양댐 방면으로 가다보면 양구 가는 46번 도로 삼거리 약 1km 전방에 쌍룡부대(2군단 사령부) 표지판이 있다. 그 표지판을 따라 들어가다가 부대 정문 우측으로 난 길로 접어들어 약 2-3km를 더 올라가면 논이 있는 오른편에 이 음식점이 있다(신북면 유포리 154 / 242-5168). 이 집의 막국수는 거칠고 약간 쫄깃한 면에 간장 맛 이외에 특별한 맛이 없어 보이는 양념을 얹어 국수를 낸다. 그리고 1년 내내 나오는 동치미가 있다. 취향에 따라 동치미를 막국수위에 부어서 먹으면 된다. 이 집의 맛을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몇 해 전에 나와 같이 근무하던 어떤 선생이 하는 말이 “춘천에 와서 여러 차례 막국수를 먹어 보았으나 모두 맛이 없었는데 이 집은 맛이 있다”고 한 말이 대답이 될까? 이 집은 막국수 이외에도 집에서 만든 손두부, 감자부침, 녹두빈대떡 등이 모두 맛있다. 다음 사진이 이집의 막국수와 동치미다.
2. 별당막국수 : 중앙로 로타리에서 육림극장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면 운교동 사거리에 다다르게 되는데 그곳에서 직진하여 약 500m 정도 더 가면 오른쪽으로 난 좁은 길이 보인다. 그 길로 접어들면 바로 왼쪽에 이 집이 있으며 시내에 있는 막국수 집으로는 역사가 오래된 집이다. 막국수 집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요리 이외에 닭도리탕이도 주문할 수 있는데 모든 음식을 맛깔스럽게 차려낸다(효자1동 490 / 254-9603). 애막골에 있는 25년 전통의 별당막국수 집은 허위로 전통을 만들어낸 집이니 속지 말아야 한다.
3. 퇴계막국수 : 춘천에서 서울로 가는 길과 온의동-퇴계동을 가로지르는 순환도로와 만나는 4거리에서 홍천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남춘천역 직전 오른쪽에 있다(퇴계동 553 / 255-3332). 이 집은 막국수와 더불어 속초식 식혜를 곁들인 돼지고기 편육과 감장 옹심이가 들어 있는 칼국수를 별미로 낸다. 다른 집에 비교하여 가격이 좀 비싸다.
4. 남부막국수 : 남부막국수 집은 춘천에 2곳이 있다. 하나는 운교동 4거리에서 서울방면으로 진행하다가 춘천문화예술회관 입구 건너편에 있고(효자1동 679 / 254-7859), 이 집의 별관은 그 길을 따라 서울 방면으로 더 가다가 춘천경찰서 건너편에 있다(효자1동 590 / 256-7859). 이 집은 춘천막국수 원조라고 하는 몇 집중의 한 집이며 편육이 맛있다.
5. 대룡산막국수 : 춘천시 외곽도로와 고은리 길이 만나는 사거리에서 시내방면으로 약 500m 가량 들어오면 오른쪽에 이 집이 있는데 주인장이 막국수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동내면 신촌리 335 / 261-1421). 이 집은 순메밀과 전분 섞은 메밀 막국수를 별도로 주문을 받아 상을 차린다. 최근에는 메밀 싹을 얹은 막국수를 개발하여 새로운 막국수의 맛을 보여준다. 흠이라면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시간까지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6. 명가(호반)막국수 : 소양댐 못 미처 있는 음식점 마을에 있으며(신북면 천전리 89 / 241-8443) 타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양념을 한다. 내게는 별로 맛을 느끼게 하지 못하는 집이다.
위에 소개한 집들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맛이는 막국수 집으로 꼽는 곳으로는 샘밭막국수, 단우물막국수, 오수물막국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