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논술고사 전망과 대비
■2009 대입, 정시=수능, 수시=논술
지난 22일 발표된 ‘대입자율화 3단계 방안’은 2009학년도부터 수능성적이 등급뿐만 아니라 백분위, 표준점수로도 제공되며, 수능 및 내신 반영비율을 대학의 자율에 맡기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능등급제 폐지 및 전형요소 반영비율 자율화’에 따른 주요 대학들의 전형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정시모집에서 자연계열을 중심으로 논술고사를 폐지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표준점수와 백분위만으로도 충분히 학생들을 변별해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연세대와 한양대가 자연계열 논술을, 서강대, 이화여대, 경희대, 중앙대 등이 전 계열에서 논술을 폐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이 조금 더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고, 반면 한국외대처럼 정시논술 폐지에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대학들도 있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에서는 수능의 비중이 확대될 것이 거의 확실시되며, 이에 따라 내신의 반영비율도 올해보다 더욱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시에 비해 수시모집에서는 여전히 논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정시에서 논술을 폐지하는 쪽으로 결정하거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대학들도 여전히 수시모집에서는 논술고사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논술 등의 대학별고사와 학생부를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했던 수시모집에서 반영비율이 자율화되면 오히려 학생부의 비중이 축소될 수 있다. 물론 일부 대학들(숙명여대, 중앙대 등)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학생부를 중심으로 한 ‘교과성적우수자 전형’ 등을 신설할 방침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선발인원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시 정원의 5~10% 수준)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신입생 전체 정원 중 수시모집에서 선발하는 인원의 비율이다. 2008학년도를 기준으로 볼 때, 이미 수시를 통해 선발하는 인원은 전체 정원의 50%를 넘어섰다. 이는 정시논술 폐지를 공언한 서강대, 이화여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더구나 2009학년도에 정시 논술을 폐지하겠다고 밝힌 주요 대학들 중 서강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정시에서 논술고사를 치른 비율은 전체 인원의 20% 안팎에 불과하다. 이는 수능 우선선발에 해당되거나, 특별전형에 해당되거나, 또는 일부 논술 미실시 모집단위에 응시한 경우 등을 모두 제외한, 순전히 논술을 치러야 하는 학생들만의 수치이다. 다시 말해서 2009학년도 정시 모집에서 주요 대학들이 논술고사를 폐지하더라도 실제로 논술이 대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처럼 수시모집 일반전형에서 정원의 50%를 학생부 20%, 논술고사 80%를 반영한 경우에는 정시 논술 폐지의 영향권 안에 드는 인원은 상대적으로 더욱 작은 편이다.
또한 이들 대학들이 논술을 치러야 하는 수시 모집정원을 늘리거나 정시에서 논술을 실시하지 않는 대학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2008학년도 입시에서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해 목표했던 대학이나 학과에 진학하지 못한 상위권 학생들은 합격했더라도 다시 재수를 결심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2009학년도 입시에서는 중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많은 입시 전문가들이 수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논술도 등한시 하지 말라고 조언하는 이유다.
■2009 논술, 본고사는 아니지만, 고난이도의 문제 출제 가능성 높다
주요 대학들의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 요구는 사실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사실상 국립대학교에 해당하는 사관학교와 경찰대학교, KAIST 등이 이미 본고사 형태를 띤 시험을 실시해왔기 때문에 일반대학교만 본고사 성격의 대학별고사를 금지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가졌던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은 2004년 8월 대학별 고사의 개념을 확정하면서 교육부가 일선 대학들에 내린 논술가이드 라인의 요지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정시 모집에서 논술을 폐지하고 수시에서만 논술고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주요 대학들도 논술을 본고사화 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강대는 ‘수험생들이 충분히 준비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수시 논술에서도 영어지문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연세대, 이화여대, 한양대, 외국어대 등도 수험생의 부담을 의식해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술의 의미와 역할을 재검토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대학들의 필요에 따라 2008학년도 논술고사에 출제되었던 문항들보다는 훨씬 다양한 형태의 난이도가 높은 문항들이 출제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이미 교과를 바탕으로 한 논술이기 때문에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시험이다. 공교육과의 연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얼마든지 교과와 관련된 심화된 지식과 정답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표에서 네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항목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번 2008학년도 수시와 정시에서 본고사 논란이 되었던 문항들이 모두 이에 해당되는 문항들이다. 따라서 당장 본고사로 가는 대신 가이드라인을 다소 벗어나는, 즉 교과와 관련된 심화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풀이과정의 논리적인 서술 등을 요구할 고난도 문항들이 출제될 수 있다.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시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09 논술, 지원하는 대학을 겨냥한 맞춤형 논술 준비 필요
2009학년도 입시는 '전형요소 자율화'에 따라 대학마다 상당히 다양한 형태의 전형들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마다, 모집 단위마다 반영하는 수능 영역이 다르고 반영비율도 각기 다를 수 있다. 논술고사도 이와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틈틈이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래 논술 실력은 쉽게 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시기에 자신이 희망하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고, 2009 논술고사도 2008 통합논술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희망하는 대학의 기출문항들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역설적으로 정시보다 수시에서 논술이 중요해진 대신 준비할 시간이 그만큼 짧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올해 논술도 말 그대로 맞춤형 준비와 계획적인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이렇게 맞춤형으로 논술을 준비하려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논술 프로그램으로 논술을 배우는가 하는 것이다. 통합논술의 원리에 입각해 계열별 출제 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그리고 대학별 문항의 유형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는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2009 논술 대비 연간 학습방법
논술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반드시 이런 것들을 해야 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 최선의 준비는 더 많은 문제들을 접해보고 더 많이 써보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많이 써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논술에서만큼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태도는 가장 바람직하지 못하다. 우선 2009학년도 논술문항의 특징과 출제경향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그 다음 수능, 내신 준비일정에 맞추어 치밀하게 계획을 짜야 한다.
① 실전 같은 연습은 최대한 많이, 최대한 많이 모의 논술시험을 경험해보라
② 첨삭을 받은 후 반드시 다시 써보고 처음 쓴 답안과 비교해 보라
▲ 김기한 메가스터디 통합논구술연구소 연구소장
④ 역대 기출 문항보다는 최근 출제된 통합교과형 기출 문항들을 공부하라
⑤ 교과서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이슈들을 따로 정리하라
⑥ 대학별 빈출 주제로 출제 예상 논제를 뽑아보라
⑦ 모의 논술시험 문항과 관련된 배경 지식을 쌓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