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스크랩] 봄철의 미각을 돋우는 두릅순 촉성재배

겨스 2012. 7. 4. 11:04
글·사진 / 문흥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
수확시기의 두릅순
온실을 가득 채운 두릅나무 대목
촉성재배 온실 외부(부직포로 덮어서 보온 유지)
야적한 두릅나무 대목(중국에서 원목을 수입)
온실 내부(가온과 관수를 통해 두릅순을 싹 틔운다)
순고르기(크기가 비슷한 것끼리 모으는 작업)
순자르기(전동식 전정가위 사용)
두릅순 포장(150g 단위로 포장)
출하 직전의 두릅순 포장박스(150g x 10개)

봄철의 산채로는 역시 두릅순이 으뜸이다. 관행적인 두릅순 촉성재배의 원조인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 상천리의 두릅재배자 박상엽 씨를 통하여 50년 가까이 지속되어온 두릅순 촉성재배 방법을 소개한다.


구리에서 46번 경춘 국도를 따라 춘천으로 달리다보면 가평읍에 들어서기 전 상천휴게소를 만난다. 그곳에서 전방으로 200m를 올라가 신호를 받고 좌회전하여 약 1km를 진행하면 두릅순 촉성재배 온실이 몇 군데 나타난다. 필자는 가평군 외서면 상천리에 거주하는 박상엽 씨를 만나 겨울철 촉성재배로 인기 있는 두릅순의 재배 현황을 알아보았다. 박씨는 그의 형님 되시는 박상호 씨로부터 기술을 전수 받아 두릅순 촉성재배를 시작하였는데 벌써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박상호 씨는 1960년대 초부터 국내 최초로 두릅순 촉성재배를 시작했던 사상철 씨(이미 고인이 되심)로부터 재배 기술을 익혀 촉성재배를 시작하였고, 그 후 동생 되는 박씨가 대물림하여 계속하고 있으니 한 집안에서 두릅순을 재배한 지 족히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셈이다. 겨울철에 촉성재배를 통해 경기도 가평군 외서면과 상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이 우리나라 촉성재배 두릅순의 95% 이상이 된다고 보면 역시 두릅순의 촉성재배 원조는 가평 지역이라 할 수 있으며, 그 가운데 박씨가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박씨를 통해 가평군의 두릅순 촉성재배의 관행적인 기술을 자세히 소개한다.


삽수의 채취

삽수의 채취시기는 촉성재배시 매우 중요하다(여기서 삽수란 두릅순을 싹 틔우기 위해서 사용하는 두릅나무의 휴면가지를 말한다). 두릅나무는 낙엽이 진 후 약 1개월 이상 영하의 추운 날씨를 겪어야만 다시 새싹이 올라오는 특성이 있다. 이 기간을 휴면기간이라 하는데 충분한 휴면기간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촉성재배를 하면 싹이 트질 않고 싹이 트더라도 잘 자라지 않아 실패하기 쉽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두릅나무는 모두 휴면을 가진다. 따라서 일정기간 저온 기간을 거친 후에 비로소 싹이 터지므로 촉성재배용 삽수의 채취는 가을에 낙엽이 진 이후 약 1개월 정도 지나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삽수는 보통 50~70cm 길이로 절단을 하는데 그루터기의 뿌리부분에서 잘라내거나 긴 것은 정아(끝눈)로부터 약 70cm 길이로 자른다.
일반적으로 촉성재배를 시작하면 약 3주 후부터 두릅순의 첫 수확이 시작되므로 출하 개시 예정일을 결정하고 나서 역산하여 약 1개월 전부터 삽수를 채취하면 무리가 없다. 삽수의 채취 시기는 장소에 따라 다른데, 빨리 겨울이 오는 추운 지역일수록 빠르고, 따뜻한 지역일수록 늦어진다. 가평 지역의 경우 12월 중순이면 삽수 채취의 기간이 된다. 현재 중국의 길림성에서 수입되는 대목은 12월 초에 촉성재배를 시작하게 되므로 삽수의 채취는 이미 11월 초가 된다고 생각되는데 중국은 이곳보다 겨울이 빨리 오므로 낙엽이 진 이후 11월 초에 채취가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두릅순의 촉성재배는 추운 지역일수록 유리하다. 이것은 겨울이 빨리 시작되기 때문에 삽수의 채취가 빠르고 그에 따라 촉성재배를 통한 두릅순의 생산시기를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중부이북 지역이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채취한 삽수(가지)는 우선 건조하지 않도록 보관해야 한다. 보관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헛간이나 창고가 있는 경우에는 가지를 긴 상태 그대로 50개 정도씩 묶어서 구석부터 차례로 세운다. 세우기가 끝나면 건조하지 않도록 세운 가지 전체에 젖은 멍석을 걸치고, 그 위에 비닐 시트를 덮어둔다. 저장기간이 길어져 건조가 염려되는 경우는 멍석이 젖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가끔씩 물을 뿌려 준다. 이렇게 저장하는 과정에서 삽수는 자연스럽게 휴면이 타파되어 촉성재배시 새순 발생을 빠르게 가져올 수 있다. 이 방법으로 1개월 이상 저장한 후에 촉성재배를 하여도 새순을 출아시키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박씨는 잘라온 삽수를 그대로 노지에 쌓아두고 가끔씩 물을 뿌려 습도를 유지하는데 이런 상태로 두어도 1개월 정도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면 삽수다발이 그대로 얼어붙게 되는데 날씨에 따라 얼음이 녹거나 결빙되는 상태가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휴면이 타파되고 이러한 삽수를 온실에 입고하여 가온해 주면 새순이 빠르게 나오게 된다.


촉성재배의 시작

휴면이 끝난 삽수를 채취하면 곧바로 촉성재배에 들어갈 수 있다. 삽수는 앞서 언급했듯이 충분한 휴면타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순이 나오지 않거나 혹은 싹이 나오더라도 고르지 않아서 양질의 두릅순을 수확할 수 없다. 삽수는 50개 정도씩 한 다발로 묶어 온실의 구석부터 빼곡이 쌓게 되는데 땅바닥은 보온과 청결 유지를 위해 두꺼운 비닐이나 부직포를 깔면 좋다. 비닐하우스는 보온을 좋게 하기 위하여 2중으로 하여야 하며, 비닐 위로 부직포를 씌워 보온을 시키고 직사광선이 들지 못하도록 한다. 삽수의 입상 작업은 50~70평 온실을 기준하여 2인이면 하루에 작업이 끝난다. 삽수의 입상이 끝나면 지베렐린 처리를 하여 싹이 나오는 것을 촉진시키기도 하는데 이것은 주로 단마디 촉성재배에서 사용하며 관행적인 재배에서는 그러한 처리가 불필요하다. 한편 재배사의 온실은 관수 후 물 빠짐이 좋도록 중앙을 중심으로 하우스 바깥쪽으로 약간의 사면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온실의 중앙은 보온용 난로의 설치와 작업을 위해 약 1.5m 정도의 공간을 남겨 두어야 한다.


재배관리

온실 내 온도의 유지는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면 편리하지만 유류값이나 촉성재배 후의 관리를 고려한다면 연탄난로가 경제적이다. 박씨 역시 연탄난로를 사용하여 난방을 하고 있는데 그곳 작목반에서는 모두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습도 유지가 두릅순 생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자주 관수를 하여 85% 이상의 고습도를 유지하여야 한다. 한편 한낮에 온도가 상승할 때는 가끔씩 환기를 시켜 곰팡이 등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온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새순이 웃자라서 살이 적어지고 맛이나 향기도 떨어지므로 밤낮의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여 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삽수를 치상 후 특히 처음 1주일은 삽수가 건조하지 않도록 자주 관수를 하면서 15℃ 이하로 서늘하게 유지를 한다. 그 후 온도를 점차 높여서 싹을 틔운다. 주간에는 20∼25℃로, 야간에는 10∼15℃로 유지한다.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도록 유의하고 싹이 나올 무렵부터는 싹이 건조하지 않도록 매일 2∼3회씩 관수를 해준다.
박씨는 현재 60평의 온실에서 두릅순 촉성재배를 하고 있다. 작업의 효율을 위해 한번에 5만 개 정도를 입상하고 있다. 일시에 대량으로 출하되는 두릅순의 생산을 조절하고 작업이 용이하도록, 그리고 무엇보다 신선한 두릅순을 생산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국내에서는 두릅나무 삽수를 얻기가 어렵기 때문에 촉성재배용 두릅나무는 모두 중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중국산 두릅나무는 국내산보다 순이 나오는 시기가 빠르므로 수입 후 즉시 촉성재배를 시작할 수 있도록 온상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중국산 두릅나무는 국내산과 형태적으로 거의 차이가 없으나 수입하여 통관하는 과정에서 대목이 건조되거나 곰팡이로 인해 못 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두릅순 수확 및 판매

두릅순의 수확시기는 잎이 퍼지기 직전으로 이때 싹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10∼15cm 정도에 달한다. 싹이 트는 시기는 개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싹의 상태를 보아 묶음 결속을 풀어 수확기에 달한 삽수를 골라내고 나머지는 싹의 상태를 보아 비슷한 것으로 다시 결속을 한다. 이때 새순이 부러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한다. 수확시에는 보통 새순이 나온 아랫부분의 나무를 4∼5cm 정도 붙여서 수확하는데 이렇게 하면 저장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수확기에 달한 두릅순은 착색을 시켜야 하는데 수확기 약 1주 전에 2~3회 햇빛을 받도록 하면 충분하다. 순은 작업이 용이하도록 전동식 전정가위로 절단을 한다. 수확한 순은 곧 1회용 팩(스티로폼 소재)에 8~10개씩 가지런히 2중으로 놓고 투명한 비닐랩을 팽팽하게 씌운 다음 상표를 부착하는데 포장단위는 보통 150g 정도로 한다. 판매는 주로 가락동 시장으로 출하하여 경매를 하게 되는데 1월 중순 이후에는 물량이 많아서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주로 인터넷을 통하여 직거래를 하거나 현장에서 직판하는 경로를 택하고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운송비를 절감하고 유통과정의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선한 두릅순을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맺음말

두릅순의 촉성재배는 농한기를 이용한 단기소득원으로 인기가 있으나 약간의 재배경험을 필요로 하며, 특히 가평군 외서면의 경우처럼 신선한 지하수의 공급이 용이하고 재배환경도 청정한 지역에서 가능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수십 년간 두릅순의 촉성재배를 해오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은 단연 판로의 문제이다. 특히 가까운 농가에서 충분한 재배 경험 없이 촉성재배를 시작하면서 과다한 물량이 일시에 출하되어 가격하락을 가져오고, 더욱이 두릅순의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혹자는 중국산 두릅순이라고 품질을 낮게 생각하고 있으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맛이나 향기를 고려한 품질면에서는 국내산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추운지방에서 자란 중국산 두릅나무가 촉성재배의 기술에 따라 더 질이 좋은 상품으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50년 가까운 촉성재배의 노하우와 가평군 외서면이 가진 청정의 재배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두릅순의 생산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판로 문제는 박씨처럼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직거래를 좀더 활성화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며, 앞으로도 계속 두릅순의 촉성재배가 이루어지기를 하는 바람으로 박씨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해 본다. (연락처 박상엽 017-382-5812, 문흥규 031-290-1163)

출처 : 다락골사랑
글쓴이 : 다락골사랑 원글보기
메모 :